|포커스| 아베 뒤에서 암약하는 ‘일본회의’ – 일본 우경화 조종하는 배후의 그림자

지난 7월 1일,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품목의 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7월 4일부터 시행한다는 발표는 한일 경제전쟁을 촉발시켰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 경제적 실익 없이 상처만 안길 뿐이라는 공통된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일본 정부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글 편집부

 

 

‘일본회의’, 괴물의 탄생

애초부터 대한민국 사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전범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 인정’ 판결을 일본 정부가 문제삼는 것은 삼권분립 국가인 대한민국에 대한 존중이 결여되어 있다. 그런데도 일본이 자신들의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면서 무리한 수출 규제를 감행하는 것은 현재 일본 주류 정치세력에게 왜곡해야 하는 역사적 치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본의 비합리적인 태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민당 정권의 사상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는 ‘일본회의’라는 단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1995년 8월 15일 50주년 종전기념일 당시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 아 제국의 여러분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 의심할 여지 없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일련의 역사 흐름을 억지로 왜곡시키려는 일본 내 움직임이 구체화 된다. 1997년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와 ‘일본을 지키는 모임’이라는 두 단체가 통합해 일본 최대 규모의 우익 단체인 ‘일본회의’라는 괴물이 태어나게 된다.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는 1970년대 중반 쇼와 재위 50년 봉축행사와 원호 법제화,기원절 부활 등 과거로 회귀하자는 운동을 펼친 재계·정계·학계·종교계 우파인사들의 조직이다. ‘일본을 지키는 모임’은 일본 내 8만여 신사 중 9할 이상을 거느린 신사본청이 중심이 된 종교단체다. 1930년대 한때 300만이 넘는 교세를 자랑하던 신흥종교단체 ‘생장의 집’ 교주 다니구치 마사하루의 사상을 따르는 종교 우파 조직도
주축을 구성하고 있다는 설이 있다. 특히 생장의 집 다니구치는 ‘세계 인류가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날 때부터 신이 지도자로 정한 일본 황실이 세계를 통일해야 한다’,‘일본은 세계의 지도국이며 일본인은 지도자로 신에게 선택받은 거룩한 백성’과 같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그의 글 <황도령학강화〉에서 늘어놓은 바 있다.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고 있는 일본회의

일본회의는 ‘국민통합의 중심인 황실은 존경하고,동포애를 함양’,‘우리나라 본래 특색에 바탕을 둔 신헌법 제정 추진’ 등으로 그 설립목적을 에둘러 표현하고 있으나,이들이 지향하는 일본의 모습은 뚜렷하다. 전쟁에서 패하기 전 일왕을 중심으로 아시아를 식민 지배하던 일본의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러한 일본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는 치워야 할 걸림돌들이 있다. 먼저 패전 뒤 ‘굴욕적으로’ 만들어진 이른바 ‘평화헌법’이라 이름 붙여진 헌법 9조이다. 그리고 그들이 주장하는 ‘일본의 가장 빛나던 시절’의 역사적 오점을 지워내야 한다. 난징대학살은 없었던 사건이어야 하고,위안부와 징용은 강제로 이뤄지지 않은 일이어야 한다. 교과서는 아이들에게 패배주의를 학습시켜서는 안 될 것이며 제국주의 일본의 역사는 찬란한 역사로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시대착오적 우익집단이 정치·경제·문화·종교 등 각 분야에서 암약하며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아베 신조 총리 내각 각료의 60-80%가 일본회의 회원이었고,집권 자민당 의원 대다수도 일본회의에 직간접적 영향력 안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베는 헌법 개정을 자신의 ‘라이프워크(Lifework)’라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해왔으며 2020년에는 헌법 개정 작업을 완료하고 싶어 한다.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은 일본 교과서에 위안부에 대한 내용을 삭제하고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규정하려 하고,일본의 유력 인사들은 ‘위안부의 강제 동원은 증거가 없다’고 진실을 부정하려 한다.

쌓여왔던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은 결국 한일 간 경제 갈등으로까지 비화됐다. 자신들에게 가해질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대한민국에 타격을 가해 자신들의 역사관을 관철시키고 나아가 개헌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얄팍한 수가 읽힌다. 과거에도 일본은 진지한 반성 없이 ‘싼값을 치르고 자신들의 과오를 덮으려는 여러 시도와 압박을 다양하게 시도해왔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은 과거의 대한민국과는 엄연히 다르다. 무엇보다 국민이 먼저 일어나 단호한 민의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 제품의 매출이 떨어졌고,일본으로 가는 비행노선이 줄어들었다. 마트 매대에서 자연스럽게 일본 상품이 퇴출됐다. 현재의 한일 관계는 위기상황으로 읽히지만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대한민국의 경고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 할 천재일우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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