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칼럼| 3·1운동 100주년을 마무리하며

박남수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상임대표

지난 2014년 대망의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출범하고 사업을 시작해 벌써 5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3·1운동은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한 거족적 시민운동이었습니다. 제국주의와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와 공존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평화를 향한 문명개척운동이었습니다. 이러한 3·1운동은 단순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도 큰 영감을 줍니다. 그렇기에 100년 전의 위대한 역사를 기억하는 일은 과거를 되새기는 것을 넘어 미래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이 과업을 시작했습니다.

기념사업의 추진방향은 3·1운동 당시의 뜻을 되살려 ‘대중화’ 정신에 부합하도록 ‘더불어 다 함께’ 하고자 했고 기념사업을 함께 할 조직은 온 세계 동포들과 손을 잡으며 구성해 나갔습니다.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을 비롯한 각지에서 뜻을 같이하는 조직이 구성되었고 국내에서는 독립운동과 관련된 모든 기관과 단체들이 함께했습니다. 이는 3·1운동 지도자들이 국내외에서 힘을 합친 것처럼 21세기의 독립운동가가 된다는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3·1운동이 갖는 역사 속 의미를 재발견하기 위한 조사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상해임시정부 1만 2천리 길을 비롯해 만주와 연해주의 독립유적지를 찾아가는 독립대장정을 진행하고 국내의 수많은 3·1운동 현장을 찾아다녔습니다. 3·1운동이 갖는 현재적 의미를 공유하고자 각 독립운동 단체와 연합하는 것은 물론 기독교, 불교, 천도교의 연구자들이 함께 하는 학술대회를 열어 100년 만에 다시 함께하는 위대한 역사를 이어 나가고자 했습니다. 분단의 현실을 극복하고자 3·1운동 기념행사를 남과 북이 공동개최하려고 했던 당초 계획은 무산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천도교, 기독교, 불교가 100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자료집을 편찬했고 기미년 3월 1일 민족대표들이 모였던 태화관 터에 공동기념비를 제막했습니다. 이렇게 서로의 한계를 넘어 힘을 합치는 모습이야말로 100주년의 역사를 기념하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3·1운동의 핵심 정신은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사업의 주체가 민간인들로 이뤄진 것은 다행이나 그 협의의 상대인 관과 함께 많은 일을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러한 상황으로 인해 당초 서울에 세울 예정이었던 100주년 기념관과 상처의 땅 DMZ에 화해와 치유의 영구평화지대를 상징하는 100주년 기념관 건립, 청소년 교육과 내고장 3·1운동발표대회 및 시상식 등을 완전하게 진행하지 못한 점은 사업추진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머리 숙여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사업을 향한 지난 길은 바람 불고 비 내리고 서리와 눈이 내린 길을 걷는 것과 같았습니다. ‘바람 지나고 비 지난 가지에 바람 비 서리 눈이 오는구나. 바람 비 서리 눈 지나간 뒤 한 나무에 꽃이 피면 온 세상이 봄이로다.’라는 수운 최제우 선생의 말처럼 어려움 속에서 한 나무에 꽃을 피우게 하는 심정으로 참여했다는 자부심으로 사업을 마감하고 다음 사업을 위한 지혜를 모아 주실 것을 희망합니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이 만족할 만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미래 100년을 향한 희망의 꽃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길을 함께해주신 민족대표 여러분, 후원자 여러분, 마음으로 지지하고 참여해주신 시민 여러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들의 활동이 다시 100년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시고 21세기 민족대표의 역할을 다했다는 자부심으로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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